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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이야기

우울증(feat. 불안장애) -1 병원을 가다

by 모두의 진정성 2024.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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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부터 심한 무기력을 경험했다. 

워낙에도 귀차니즘이 심했던 터라 그냥 넘겼었는데 

정신과를 가게 되고 심리상담을 해보니 이미 그때 내 마음이 힘들다는 신호였던 것이다.

 

나는 매일 청소하는 편은 아니지만 

내 이부자리랑 내 몸 만큼은 깨끗하게 하는 편이었다.

어느 날부터는 설겆이와 쓰레기가 산더미같이 쌓이고 방안은 이런저런 물건에 발에 치이고

 

회사를 다녀오면 씻지도 못하고 침대에 쓰러져 그대로 잠들고

다음날 겨우 씻고 회사를 갔다. 점심에는 이도 안닦고 지나가는 날도 많아지고

이불에선 냄새가 나도록 몇달동안 빨지도 않게 되었다.

 

어느날 부터는 누우면 숨 쉬는게 힘들면서 죽을것 같은 공포심도 생겼다.

왜이러지 싶었지만 이때도 병원 갈 생각은 못했는데

결정적인 계기는 식욕이 없어졌다는것(나는 먹는걸 정말 좋아한다)과

뭘 먹어도 소화가 안되는 느낌, 그리고 잠을 제대로 못자는것. 근 몇년동안 불면증이 있긴 했는데

눕기만 하면 몸이 떨려서 누워있는게 힘들정도였다. 그런데다가 심한 무기력에 몸을 움직이는것도, 심지어

의자에 앉아있는것도 말하는것도 힘들고  서있기도 힘들고 머리 감을 힘도 없게 되어서

일단 연가를 일주일 사용했는데

 

보통 연가를 일주일 정도 쉬게 되면 신나야 하는데 몸은 말을 안듣고 쉬어도 쉬는 느낌이 안들었다.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온갖 불안한 생각이 내 머리를 채웠다.

그리고 사람들하고 얘기하는거 밖을 나가는 거, 일상의 사소한 것까지도

" 못하겠다: 라는 표현이 제일 정확한 거 같다.

 

하고 싶지 않다, 귀찮다가 아니라 진짜 뭘 못하겠다였다. 그리고 죽고 싶다는 생각이 휘몰아쳤다

하루이틀이 아닌 2주가 넘게 눈을 뜨면 온통 죽고 싶다는 생각과 불안감에 살아있는게 너무 힘들었다.

이런 감정과 생각으로 살고 싶지 않았다. 가족들한테 내 이야기를 털어내고 동생네서 지내기로 했다.

그리고 바로 한 게 정신과 예약이었다.

 

요즘 정신과 가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2달을 기다리라고 해서 엉엉 울었다.

그러자 직원이 취소자가 나오면 그전에라도 연락을 줄테니 기다려보라고 했다.

나는 더 기다릴수가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 불안감과 죽고싶다는 충동이 

없어지길 바라는 마음에 다른 정신과에 전화를 해보니 여기도 한달은 기다라고 하는거다.

또 울었다. 너무 힘들어서 죽을꺼 같다고 제발 빨리 병원을 가고 싶다고 했다.

직원도 심상치 않다고 느꼈는지 잠시 기다리라고 하더니 오늘 올수 있냐고 해서 당장이라고 가겠다고 했다.

 

그렇게 정신과에 발을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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