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클린트 이수트우드(프랭키 던), 모건 프리먼(에디), 힐러리 스웽크(매기)
1. 도전하는 용기
이 영화도 어느덧 20년이 다 되어 가네요. 2000년대 초반 즈음에는 정말 수작이라 여길 만한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던 것 같습니다. 아니면 제가 청년이었던 시절이어서 많은 영화들을 적극적으로 봤을 수도 있고요. 밀리언 달러 베이비는 다른 영화와 달리 주인공 이름과 나이, 그리고 엔딩 장면이 기억이 납니다. 매기, 매기는 31살로 등장하는데 제 나이가 그때 29살이었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아직 철이 덜 들었을 때였나 봅니다. 매기의 도전정신을 보면서 내가 31살 때까지는 매기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앞으로 나아가 있을 거라고 치기 어린 생각을 했었는데 어느덧 시간이 흘러 다시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매기와는 너무도 비교되는 삶을 살고 있음에 많이 부끄러웠습니다. 다시 한번 영화를 보면서 저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제라도 좀 더 생산적이고 보람된 삶을 살고자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뒤늦게 복서에 도전하는 매기는 정말 행복해 보였습니다. 그 끝이 가슴 아픈 결말이라 할지라도 도전하는 과정에서의 희열과 성취감은 끝이 어찌 됐든 말입니다. 누군가는 비극이라고 매기의 삶을 정의할지 몰라도 자신이 원하던 일을 해냈고 찬란하게 빛나던 순간이 있었음에 사는 게 사는 것 같았다고 느꼈을 것입니다. 저라면 좌절하고 나락으로 떨어졌을 환경에도 매기는 후회하지 않았습니다. 매기의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2. 삶의 조력자 혹은 지도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군가를 만나는 게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간과할 때가 많습니다. 내가 헤매고 있을 때 나에게 응원과 용기, 방법을 제시해 주는 누군가를 만났다면 우리네 삶은 좀 더 풍요로웠을 것입니다. 매기는 늦은 나이에 복싱에 도전하고자 합니다. 괴팍해 보이는 관장은 서른 살이 넘은 여자에게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매기는 체육관에 와서 매일같이 연습을 합니다. 이에 체육관 청소부인 스크랩의 도움으로 조금씩 복싱을 배우게 되고 관장인 프랭키도 조금씩 마음을 열고 시합에 나갈 수 있게 도움을 줍니다.
배우고자 했던 복싱에 도전하여 어느덧 승승장구하던 매기는 상대방의 반칙으로 다시는 복싱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됩니다.
매기의 부탁으로 어떤 일을 하고 병실을 나서는 프랭키의 뒷모습이 너무나도 가슴에 사무칩니다. 프랭키의 마음이 어땠을지 감히 짐작조차 할 수가 없습니다.
"모쿠슈라" 는 이 영화에 등장하는 대사인데요. 그 뜻을 알고 보면 프랭키가 매기를 대하는 마음이 어떤 건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엔딩 장면은 더욱더 마음이 아리고 아픕니다. 너무도 가슴이 아파 이 영화는 여러 번 볼 수가 없습니다. 보통 저는 좋아하는 영화라면 족히 10번 이상은 보면서 되새기는 편인데 이 영화는 단 2번밖에 보질 못했습니다.
아무튼 매기만이 프랭키의 도움을 받은 게 아닙니다. 매기와 함께한 시간을 통해 프랭키도 많은 것을 받았습니다. 마음의 위안을 말이죠.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서 또 하나 느낀 것은 나도 누군가에게 조력자 혹은 지도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니다. 예전에는 내가 조력자나 지도자를 만났더라면 어땠을까라는 관점에서 생각을 해봤는데 이제는 내가 누군가에게 조력자나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해보게 됩니다.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작은 도움이라도 내가 줄 수 있는 대상이나 방법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행동해야겠습니다.
3. 총평
성장통이 있는 내용을 선호하는 저로서는 좋아하는 영화 TOP5안에 드는 영화입니다. 내 마지막 20대를 관통하는 영화였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기처럼 행동하지 않아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아니 후회가 가득한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몸과 체력, 정신이 바닥이 나 회사 생활을 할 수 없을 지경까지 오고 나서야 저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내가 잘 살아온 것인지,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고민하는 시점에서 이 영화를 리뷰하게 되었네요. 매기처럼 끝을 생각하지 않고 도전하여 열심히 살아보고자 합니다.
이 영화를 보시는 분들은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나답다고 느껴지는지 많이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실제 행동하게 되면 더더욱 좋겠습니다. 영화는 그저 영화일 뿐이라고 치부하지 마시고 자신의 인생에 큰 도움이 되는 영화가 될 수 있도록 해보세요. 배우들의 연기도 좋고 상도 많이 받았지만 보는 분들에게도 영향력이 있는 영화가 되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