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앤드류 니콜
출연 : 에단 호크, 주드 로, 우마 서먼
1. 유전자로 정해진 계급 사회
먼 미래 사회, 유전자 조작으로 인공수정을 통해 질병과 장애로부터 안전하게 태어날 수 있는 세계가 됩니다. 다만 인류 전체가 아닌 사회 지도층이나 가진 자의 경우에만 주어지는 혜택입니다. 주인공 빈센트는 유전자 조작을 통하지 않은 자연출산으로 태어난 아이입니다. 우주탐사가가 꿈인 빈센트는 태어난 순간 선천적인 근시와 약한 심장으로 인해 30살까지의 수명으로 판정받습니다. 그리고 동생 안톤은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태어납니다. 이미 능력적으로 우월하다고 생각하여 부모는 빈센트와 안톤을 차별합니다.
계급이라는 것은 역사에서 계속 존재해 왔습니다. 그런데 과학기술이 발달하여 모두가 잘 살수 있는 쪽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더욱더 차별화된 사회가 존재하게 됩니다. 인간의 능력은 기적이라고 볼 수 있을 만큼 무한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영화에서는 유전자만으로 판단하여 인간의 능력에 대해 한계를 긋게 되는 것입니다. 노력해도 결코 넘을 수 없는 벽을 만들어버린 셈입니다. 이미 태어날 때부터 정해진 유전자로 계급이 존재하게 되는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주항공 회사 가타카에서 이번 토성의 위성 타이탄의 탐사 임무를 맡은 제롬은 탐사 1주일 전에 살해된 감독관 때문에 제롬은 큰 불안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런데 제롬은 제롬이 아닌 빈센트였습니다.
능력이 아닌 유전자 때문에 그 어떤 시험이나 면접도 통과하지 못하는 굴레 속에서 가타카에서는 청소일밖에 할 수 없어 퇴사를 하고 이후 브로커를 통해 타인의 신분을 취득하게 되었는데 이때 제롬 모로우라는 신분을 얻게 된 것입니다.
불합리하게 정해진 운명에 반기를 든 그는, 가짜로 취득한 신분을 통해 당당히 카타카에 입사하고 같이 근무하는 아이린과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단숨에 그가 원하던 삶을 갖게 된 것은 오직 DNA(피 한 방울, 피부 한 조각, 타액)로 합격점을 받은 것입니다.
2. 인간의 가치는 무엇으로 정하는가
정해진 운명대로 살 수밖에 없는 미래사회는 지금 보다 훨씬 더 냉혹한 현실을 보여줍니다. "열심히 하면 된다,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은 절대 허용될 수 없는 말이 된 것입니다. 영화에서 보면 빈센트와 동생인 안톤이 수영시합을 벌이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빈센트는 심지어 안톤을 이기고 목숨까지 구해줍니다. 이때 빈센트는 힘은 육체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정신에서 나온다고 의미 있는 말을 던집니다. 그리고 영화 말미에서 다시 한번 익사 위기에 안톤을 구합니다. 그리고 내가 너를 이긴 이유는 돌아갈 체력을 비축하지 않아서라고 말합니다. 다시 말하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면 정해진 유전자와는 상관없이 이길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이리라 봅니다.
능력이 있음에도 불합리한 규정 때문에 능력을 펼칠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을까요? 가타카에서는 유전자로 모두 판정이 나버리니 주인공의 좌절감은 얼마나 심했을지 짐작도 가지 않습니다. 모두가 평등하다는 말은 어찌 보면 모순적일 수 있으면 모두가 평등할 순 없어도 적어도 그러려고 노력하는 사회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세상은 가진 자 위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현대사회는 정보를 많이 가진 자가 더 갖게 되는데 지금 시대보다 미래 사회에서는 영화에서처럼 유전자로 정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끔찍하네요.
3. 총평
이 영화는 극장에서 보진 못했고 어디서 봤는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20대 때 본 것 같습니다.(적어도 20년은 지났습니다.) 너무도 오래된 영화이고 주변에서는 이 영화를 아는 사람을 거의 보지 못할 정도로 흥행엔 참패했던 영화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한번 보면 여운이 깊은 영화입니다. 그리고 미래 사회에 대한 선구안이 있습니다. 저는 SF 영화도 상당히 좋아하는 편인데 거의 25~26년 전 영화인데 앞으로 펼쳐질 미래를 제대로 예견하고 있는것 같습니다.
처음 챗 GPT라든지 AI 등이 나왔을 때의 충격을 잊을 수가 없는데 조금은 다른 분야이지만 유전학 분야도 계속 발전하고 있지요. 이 영화는 훨씬 오래전 제작된 영화임에도 앞으로 다가올 세상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 영화 속의 모습이 곧 현실 세계가 될까 두려움도 생깁니다.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의 가치란 무엇이며 인간의 능력을 함부로 판단하면 안 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그리고 기술발전이 올바른 방향, 좀 더 선한 방향으로 이루어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